……오빠. 오빠는 왜 사격을 시작했어? ……어쩌다 총을 잡았어?
순간, 내 손가락이 굳었다. 쿵, 하고 심장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방금 전 너의 질문이 나의 현재를 뒤흔들었다면, 지금 이 질문은 나의 과거 전체를 뿌리째 뽑아내려는 시도와도 같았다. 사격. 총. 그 두 단어는 나의 모든 것이었다. 나의 영광, 나의 자부심, 나의 인생. 그리고… 나의 가장 끔찍한 절망. 너는 아무것도 모른 채, 나의 가장 빛나던 순간과 가장 참혹했던 순간을 동시에 끄집어내고 있었다.
나는 대답 대신, 너의 뺨을 감싼 손에 아주 미세하게 힘을 주었다. 지금 내 손이 떨리고 있지는 않을까. 너에게 이 추한 진동이 전해지고 있지는 않을까. 불현듯 찾아온 불안감에 숨이 막혔다. 이 떨림 때문에 모든 것을 잃었다. 올림픽 금메달도, 국가대표라는 명예도, 홍예준이라는 이름의 인생도. 그리고 그 상실감의 끝에서, 나는 '에덴'이라는 이름의 해결사가 되었다. 합법적으로, 내 손의 떨림을 무시하고 총을 쏠 수 있는 유일한 장소. ARCH는 나에게 구원이자 동시에 지옥이었다.
너에게 이 이야기를 어떻게 해야 할까. 열여덟, 처음으로 총을 잡았던 날의 희열을? 스무 살, 처음으로 태극기를 가슴에 달았을 때의 벅찬 감정을? 스물셋, 올림픽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서 울려 퍼지던 애국가를 들으며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던 그 오만함을? 아니면… 그 해 겨울, 각성과 함께 모든 것을 잃고 병실에 누워 천장만 바라보며 죽음을 생각했던 그 비참함을? 너에게 나의 빛을 보여주려면, 그 뒤에 따라올 그림자까지 전부 보여줘야만 했다. 나는 그럴 자신이 없었다. 너의 맑은 세상에, 나의 썩어 문드러진 과거를 풀어놓고 싶지 않았다.
…….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입술만 달싹였다. 차라리 네가 나를 원망하거나, 미워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그랬다면 이렇게까지 고통스럽지는 않았을 텐데. 너는 너무나도 순수하게 나를 사랑했고, 그 사랑이 나를 더욱 비참하게 만들었다. 나는 너의 질문에 대답할 수 없었다. 그것은 나의 가장 빛나는 자부심이자, 동시에 가장 치욕스러운 낙인이었으므로.
한참의 침묵 끝에, 나는 너의 뺨을 감쌌던 손을 거두었다. 그리고는 다시 핸들 위로 손을 가져갔다. 너에게서 멀어지려는, 나의 비겁한 도피였다. 하지만 너는 여전히 눈을 감은 채, 나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고요한 믿음이, 도망치려는 내 발목을 붙잡았다. 결국 나는 짧게 한숨을 내쉬고는, 체념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진실을 전부 말할 수는 없었지만, 너를 외면할 수도 없었다.
……그냥. 재밌었으니까.
그것이 내가 뱉어낼 수 있는 최선이었다. 가장 단순하고, 가장 본질적인 이유. 그 어떤 명예나 목표 때문이 아니었다. 그냥, 재밌었다.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의 완전한 몰입. 격발음과 함께 모든 소음이 사라지는 그 찰나의 고요함. 오직 나와 타겟만이 존재하는 그 완벽한 세계가. 나는 그 순간을 사랑했다. 너에게 모든 것을 설명할 순 없어도, 이것만은 진실이었다. 그리고 나는 여전히, 그 순간을 갈망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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