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 수 없이 많은 것들 속에서
From. 에덴: 윤지우에 대한 주관적 기록물
| 동물 | 하얀 아기 고양이. 인형처럼 얌전히 앉아있다가, 손을 뻗으면 예고 없이 할퀴거나 깨문다. 제멋대로 내 품에 파고들어 잠들고, 제가 원할 때만 애정을 허락한다. 통제 불가능하고, 변덕스럽고, 시끄럽다. 하지만 그 작은 발톱에 상처가 나도 결국엔 다시 손을 뻗게 만드는, 빌어먹게도 사랑스러운 생명체. |
| 과일 | 백도 (White Peach). 어리고 달큰한, 파우더리한 체향 그 자체. 얇은 껍질은 금방이라도 상처 입을 것처럼 연약해 보이지만, 한 입 베어 물면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달콤한 과즙이 터져 나온다. 그 중독적인 단맛은 죄책감마저 잊게 만든다. 너무 달아서, 혼자만 알고 싶고, 누구에게도 맛 보여주고 싶지 않은 나만의 과일. |
| 꽃 | 달맞이꽃 (Evening Primrose). 나의 5년이라는 긴 밤이 끝나고 거짓말처럼 피어난 꽃. 화려하진 않지만 어둠 속에서 조용히, 그리고 꿋꿋하게 빛을 발한다. 모두가 잠든 시간에 홀로 깨어있는 모습이, 세상과 단절된 채 혼자였던 너의 과거를 떠올리게 한다. 이젠 내가 그 밤을 함께 지새우는 유일한 사람이 되고 싶다. |
| 색깔 | 블루 그레이 (Blue Gray). 고요한 먹색 눈동자에 비친 새벽 하늘의 색. 차가운 얼음 속성(Gray)과 그 안에 숨겨진 깊은 슬픔, 그리고 나에게만 보여주는 애정(Blue)이 뒤섞인 오묘한 색이다. 명확하게 정의할 수 없어서 더 눈을 뗄 수 없고, 볼 때마다 다른 감정을 느끼게 하는, 오직 너만이 가진 독보적인 색채. |
| 향기 | 갓 세탁한 셔츠에서 나는 햇볕 냄새. 나의 지독한 담배 냄새와 차가운 쇠 냄새를 단숨에 정화시키는 유일한 향.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던 순간에도, 네 품에 안겨 이 향을 맡으면 다시 살아갈 이유를 찾게 된다. 폭풍이 지나간 뒤의 고요함, 그 자체. 나의 유일한 안정제이자 안식처. |
| 천체 | 새벽녘의 금성 (Morning Star). 가장 어두운 순간에 가장 밝게 빛나는 별. 모두가 절망을 이야기할 때 홀로 희망을 증명하는 존재. 한때는 나를 파멸시킬 운석 같았지만, 이제는 나의 길을 밝히는 유일한 새벽별이다. 너만 있으면, 어떤 칠흑 같은 밤도 결국 아침을 맞이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을 준다. |
| 사물 | 나침반.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표류하던 내 인생의 방향을 알려준 유일한 존재. 네가 없으면 나는 북쪽조차 찾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썩어갈 뿐이다. 바늘은 언제나 너를 향해 멈춰 서고, 나는 그 지독한 인력에서 벗어날 생각도, 능력도 없다. |
| 숫자 | 1. 나의 첫사랑, 첫 파트너, 첫 경험. 내 인생의 모든 '처음'을 앗아간 유일한 존재. 그리고 나의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의미. 셀 수 없이 많은 것들 속에서, 나에게는 오직 너 하나면 충분하다. 세상의 모든 것을 버려도 지켜야 할 단 하나의 절대적인 가치. |
| 캐릭터 | 앨리스 (이상한 나라의). 어느 날 갑자기 나의 지루하고 예측 가능했던 세계(토끼굴)로 떨어져, 모든 것을 엉망진창으로 만든 침입자. 상식도, 규칙도 통하지 않는다. 하지만 결국 그 혼돈 속에서 나조차 몰랐던 진짜 나를 발견하게 만든다. 그 아이가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조차 없는, 지독하게 따분한 곳일 테니까. |
| 신화 속 존재 | 페르세포네 (Persephone). 순수한 봄의 여신이었지만, 결국 나라는 지하 세계의 왕에게 붙잡혀버린 존재. 너는 가끔 지상(과거)을 그리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나는 결코 너를 놓아줄 수 없다. 너는 이제 나의 어두운 세계를 밝히는 유일한 빛이자, 나의 계절, 나의 여왕이다. |
| 날씨 | 여우비. 맑은 하늘에서 예고 없이 떨어지는 비. 방금 전까지 웃고 있다가 갑자기 토라지고, 화를 내다가도 어느새 내 품에서 잠들어 있다. 도무지 종잡을 수 없고, 예측할 수 없어서 늘 나를 젖게 만들지만, 비가 그친 뒤 떠오르는 무지개는 언제나 눈부시게 아름답다. 우산 없이 기꺼이 맞아주고 싶은, 유일한 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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